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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進化心理學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유기체)의 심리를 생태학적이고 진화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신경계를 가지고 있는 동물에 모두 적용할 수 있지만, 주된 연구목표는 인간 심리다. |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수렵과 채취로 수만 년 이상 생존했던 원시 인류는 집단 사냥과 공동 분배를 통해 도덕성을 진화시켰다고 한다. 원시 인류는 애덤 스미스가 말한 시장이나 개인의 경제활동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경제체제인 신자유주의는 오직 개인의 사익에만 관심을 둔다. 진화심리학은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인류 역사적으로 얼마 되지 않았음을 꼬집는다.
진화심리학은 28~30강에서 걸쳐 다뤘던 집단행동의 딜레마와도 연관이 있는데, 이기심보다 이타심을 중시하면서 부각되는 개념입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수만 년 동안 공동 생산, 공동 분배의 형태로 생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동 분배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인상이 드나요? "이데올로기적으로 공산주의적 이념이다", "아주 좋은 이야기지만 비현실적인 얘기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 있어요. 그런데 진화심리학은 공동 생산과 공동 분배가 오히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거예요. 인류가 수 만년 동안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이죠.
원시 인류는 새나 물고기 떼처럼 열린 무리가 아니라, 닫힌 무리로 생활하면서 개별 구성원을 잘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무리 전체의 이익을 위한 협력적 이타심은 구성원 개인의 필수 능력이었을 겁니다. 쉽게 말해, 집단 구성원들은 전체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는 것이죠.
사냥에 성공 할 확률이 10퍼센트도 채 안 되는 험난한 환경에서는 공동으로 식량을 획득하고 공동으로 그 식량을 나누는 방식이 개인들의 생존을 위한 안전장치였을 거예요. 더불어 이 장치는 누군가의 호의에 대해 반응하고 공동체에 손해가 되는 속임수에 대응하는 감각을 발달시켰습니다.
여기에서 호의와 속임수라는 것은 경험적인 것입니다. 내가 호의를 베풀면 상대방이 언젠가 나에게 호의로 되갚고, 나도 다시 호의를 베풀게 된다는 원리입니다. 또한, 공동체에게 손해가 되는 속임수를 쓰는 개인은 가만두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원시 인류의 집단적인 문화였어요.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경쟁을 통해 사회 전체의 이익이 커진다는 것이 애덤 스미스의 생각이고, 주류 경제학의 논리입니다. 그런데 진화 심리학에서는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인 내가 협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럼 현재는 어떨까요. 원시 공동체가 해체되고 인류는 열린 집단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열린 집단이 되면 누가 누군지 모르죠. 전인적 인간관계가 붕괴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공동체 전체의 생존과 이익을 위한 의사소통 능력은 퇴화되었습니다. 이런 사회를 ‘익명성의 사회'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이에 더하여 사회가 커지면서 사회적 계약 조건과 감시 체제가 개인의 생활을 압박하게 됩니다. 특히 근대 문명 이후 인류는 개인이나 개인의 이익이 걸린 집단의 편익을 좇는 능력은 개발했지만, 과거 인류가 생존을 위해 갖추었던 호혜적 충동과 도덕적 감성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어요.
근대 이후 사람들은 이기심의 작용을 이성적 판단의 잣대로 삼고, 시장의 선택에 적응하기 위한 조건과 자격을 충족하기 위해 합리성에 빠져들었습니다. 자신의 이익과 손해에만 적극적으로 반응하도록 감각이 발달한 거죠. 우리가 앞으로도 이타적 결과를 위한 행위에는 둔감하리 만큼 소극적이고,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한 체계와 능력을 계속 무시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운 방향으로 진행될지도 모릅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두 가지만 분명하게 이해하면 됩니다. 첫 번째, 우리는 구석기 시대부터 매우 오랫동안 공동 체 중심으로 살아왔는데, 오늘날은 개인 이익 중심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진화심리학이 말하는 과거의 문화는 경험적이고 구체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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