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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주의와 갈등주의는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다. 갈등주의는 사회적 갈등을 긍정적으로 여기며 사회와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반면 기능주의는 갈등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 기능주의는 사회 모든 부분이 합의를 이루고 질서를 유지하면서 각자 맡은 역할대로 기능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여긴다.
갈등주의 관점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마르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의 투쟁을 통해 역사가 발전한다고 보았죠. 사회적 갈등이 처음에는 사회 안전을 위협하거나 혼란을 줄 수 있지만, 이 갈등을 극복하면 사회는 더 발전된다고 보는것이 갈등주의적 시각입니다. 그래서 갈등주의는 안정보다 변동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라는 화초와 바깥에서 자라는 화초를 비교해 봅시다. 비닐하우스 안의 화초들은 열 포기 심으면 열 포기 다 자랄 거예요. 밖에서 자라는 화초들은 열 포기 심으면 그중 몇 포기는 다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그 환경 속에서 살아남은 화초는 비닐하우스 안 화초보다 뿌리나 줄기가 더 튼튼합니다. 환경이라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에요.
반면, 기능주의 입장은 갈등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기능을 다할 때 사회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보죠. 기능주의는 전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문제로 삼습니다. 개체 자체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아요. 예를 들어 언어나 대중매체라는 주제가 있다고 합시다. 기능주의 관점에서는 전체 사회 속에서 이들의 기능은 무엇이고, 사회 균형과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이 이바지하는 바는 무엇이며, 다른 사회 체계와는 기능적으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를 살펴보는 식이죠.
기능주의를 단순하게 설명한다면, 공자의 정명론(正名論)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정명론은 임금이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가 신하다워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니 기능주의와 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종교개혁을 주장한 칼뱅의 직업소명(命)설도 이런 맥락이에요. 어떤 직업이건 간에 직업은 소명, 즉 신이 나에게 부여한 것이기에 맡은 책무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공자의 정명론이나 칼뱅의 직업소명설은 현재 직분을 인정하고 그것에 충실하기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전통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렇게 기능주의는 보수적 시각과 관련이 많아요.
기능주의와 연결되는 또 다른 이론으로 사회유기체설이 있어요. 유기체는 생명체라는 의미인데, 인체를 파악 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회를 그 구성 요소나 하위 체계와의 관계라는 면에서 분석하는 것이에요. 사회를 하나의 통합되고 조화로운 전체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능주의와 사회유기체설이 닮았죠.
기능주의가 개체에 관심이 없는 것과는 달리, 개체에 관심을 두는 입장은 사회계약설이죠. 사회계약설은 개인들이 모여 국가와 사회를 이루었다고 보기 때문에 개인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반면 사회유기체설에서는 사회 전체가 하나의 선험적인 존재이자 살아 있는 생명체이고 개인은 그 사회의 일부 구성원으로 존재할 뿐이에요. 사회를 떠난 개인이 존재할 수 없는 겁니다.
기능주의적 관점은 집단 간의 합의와 사회적 안정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갈등의 순기능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사람이 성장 할 때를 생각해 봅시다. 어릴 때 넘어져 까지기도 하고 부딪쳐 멍도 들며 자라는 것이 자연스럽죠. 청소년기에는 '성장통'이라는 것도 겪게 되잖아요. 그런 시기를 거치며 세상을 좀 더 잘 살아갈 힘을 기르는 것이고요. 크면서 한 번도 갈등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의 삶은 비닐하우스 안 화초의 모습과 똑같지 않겠어요? 지나치게 깨끗하고 아름답고 잘 짜인 사회, 기능적 우월성만을 강조하고 갈등을 경시하는 사회는 어쩌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반면 갈등주의자인 마르크르스는 경제결정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가 말하는 계급이 경제적 측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정치 · 사회 · 경제의 복합적인 요인 즉 다원적인 요인으로 사회 집단을 규정하는 막스 베버의 계층론이 있습니다. 계급론은 갈등주의와, 계층론은 기능주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 두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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