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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민주주의는 자유주의 정치 이론에서 발전되었다. 자유주의 정치 이론의 바탕이 된 것이 바로 사회계약설인데, 국가와 사회가 개인들 간의 계약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보는 국가기원설 중 하나이다. 이와는 달리 사회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원래부터 존재했다는 관점이 사회유기체설이다. 사회계약설은 개인이 먼저 있고 국가가 나중에 있다고 보는 반면, 사회유기체설은 국가가 먼저 존재한 뒤 개인이 있다고 본다.
국가기원설 중에는 정복설도 있습니다. 서로 투쟁하다 가장 힘센 누군가가 권력을 잡은 것이 국가의 기원이라는 것이죠. 이와는 달리 인류 최초의 시기부터 사회 또는 국가가 존재했다는 것이 사회유기체설이고, 이는 국가주의 국가관과 이어집니다. 사회실재론(34강 ‘사회 명목론과 사회실재론' 참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는 원래부터 존재했다는 국가주의 국가관을 가진 사람이 한국에 참 많아요.
또 다른 국가기원설로는 사회계약설이 있어요. 사회계약설은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자연 상태가 먼저 있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필 요 때문에 국가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사회계약설의 대표적 이론가가 홉스입니다. 그는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은 만인 간의 투쟁 상태에 놓인다고 말합니다. 홉스는 성악설 관점이라고 했었죠? 그는 인간을 늑대나 이리와도 같은 이기적 존재라고 보았어요. 그래서 그에게 자연 상태란 곧 전쟁 상황이나 마찬가지예요. 이런 상태에서 사람들은 평화와 안전을 갈망하게 되고 그 결과 개인과 개인 사이의 계약을 통해 사람의 손으로 국가와 사회를 만들게 됩니다. 사람이 만든 것이니 국가와 사회는 자연 발생적인 게 아니라, 인공적 존재라는 것이죠.
세계 3대 시민혁명이 무엇인지 아시죠? 1688년에 일어나 1689년에 권리장전을 제정하여 입헌왕정을 수립한 영국의 명예혁명, 1789 년 프랑스혁명, 1776년 미국의 독립혁명이죠. 이런 근대 시민혁명의 공통적인 특징이 뭔가요? 바로 절대왕정 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구체제, 즉 앙시앵레짐(ancien régime)을 무너뜨린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등장한 것이 자유주의 정치사상이고, 이것을 근대 정치사상이 라고 합니다.
이 혁명 사상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바로 사회계약설에서 나온 겁니다. 자, 근대 정치사상의 뿌리가 사회계약설에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사회계약설은 국가가 개인들 간의 계약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에 문제가 있으면 국민들이 그것을 엎을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사회계약설의 첫 번째 특징으로 주체적 개인이 등장했다는 점을 듭니다. 무척 중요한 말입니다. 유럽의 4~5세기부터 14~15세기까지를 중세 천 년이라고 해요. 이 시기 동안은 집단주의가 지배했습니다. 이 당시의 인간은 교황이 이야기하면 따를 뿐 스스로 반성하고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종교개혁이나 르네상스를 통해 변화하기 시작해서 근대 시민혁명과 함께 개인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철학적으로 개인은 주체적 사유, 반성적 사유를 하는 존재입니다. 사회계약설에서의 개인은 국가를 만드는 기본 존재이죠. 대한민국 헌법에도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어 있잖아요. 이 국민들이 뭡니까? 바로 개인입니다.
사회계약설의 두 번째 특징은, 국가와 사회를 후천적인 존재로 여긴다는 점이에요. 개인이 먼저 있고 국가가 나중에 생겨났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특징은, 개인이 국가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개인이 국가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자, 그럼 앞서 다뤘던 사회유기체설과 비교하며 사회계약설을 마무리할게요. 사회유기체설에 따르면, 개인은 국가와 사회 속에서만 존재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국가란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원래부터 존재하며, 개인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사회유기체설, 사회 실재론입니다. 반대로 국가란 존재하지 않고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들만 존재하는 것, 이것이 사회계약설이고 사회명목론입니다. 명목론이라 함은 사회가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이름'뿐이라는 것이죠. 개인만 존재하므로 개인실재론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은 대한민국 국적을 바꿀 의향이 있습니까? 개인적인 이로움을 위해서 말이에요. 예를 들어 남자들의 경우, 군 대에 가지 않기 위해 국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만약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사회계약론에 기초를 두고 있는 자유 주의적 국가관을 지녔다고 볼 수 있어요. 반면 그런 이유로 국적을 바꾸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면, 사회유기체설이나 국가 주의에 기초한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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