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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문해력_필수 배경지식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

by PalBong's 2024.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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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에는 두 종류가 있다. 우선 직접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직접 사회적 결정에 참여하는 민주주의다. 반면 간접민주주의는 시민들이 뽑은 대표 자가 시민을 대신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17세기 이후 사회가 확대되고 복잡해지면서 간접민주주의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는 권력의 형태를 나타냅니다. 각 나라의 정치 문화에 따라, 의원내각제가 더 적합한 나라가 있고 대통령제가 더 적합한 나라가 있어요. 그래서 어느 한 쪽이 더 정당하고 올바르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간접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경우는 다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 근거해서 본다면, 직접민주주의가 간접민주주의보다 훨씬 더 정당하고 올바르다는 판단이 가능해요.
   그런데 왜 우리는 직접민주주의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걸까요? 먼저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는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를 봅시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긍정적인 부분은 직접민주주의였다는 점입니다. 부정적인 부분은 그것이 제한적 민주주의였다는 거예요. 아테네는 20세 이상 남자 중 노예와 외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했습니다.
   아테네 사회가 발전할수록 인접한 지역에서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었습니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시민 비율은 점점 줄어들었어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외국인이면 시민권을 안 주었거든요. 사회 구성원의 10퍼센트밖에 안 되는 사람들끼리 움직이면서 그걸 민주주의라 고 한다면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요?
   그런데 직접민주주의에서 무슨 대표를 뽑느냐고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직접민주주의 사회나, 심지어 무정부주의에서도 대표를 뽑습니다. 대신 대표 자리가 순환합니다. 아테네 시민들은 누구든 평생 한 번 정도는 공직에 진출할 수 있었죠. 아테네에서 시민의 대표가 순환했다는 것은 중요한 원리예요. 한 번 대표를 지낸 사람은 또 할 수 없어요.
   근대 민주정치에 와서는 이런 직접민주주의를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아테네는 작은 도시국가였습니다. 그런데 17~18세기에 서구에 서 등장한 근대 국가는 민족국가, 국민국가예요. 국가의 규모가 아테네에 비해 훨씬 커졌죠. 모든 시민이 모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나아가 사회도 더 복잡해졌어요. 그래서 근대 이후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대표를 선출해서 정치에 참여시키는 방식인 간접민주주의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의회민주주의라고도 하죠.
   그런데 이 간접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과연 국민의 여론이 제대로 수렴되고 있느냐의 문제가 항상 제기될 수 있어요.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의회가 행정부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자, 입법부라는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하지 못하게 되어 '행정 지배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법률 중 입법부가 발의한 법률의 비율이 20~30%도 안 된다는 얘기예요. 수많은 법안들의 대부분을 행정부가 발안, 발의하고 있다는 말이죠. 법과 정책을 실행하는 역할인 행정부가 법을 만들고, 국민들의 뜻을 모아 법과 정책을 만들어야 할 입법부는 그를 승인해 주는 역할만 한다는 겁니다.
   21세기는 의회민주주의 시대라고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 말은 옳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직접민주주의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해요. 실제로, 직접민주주의의 국민적 요구를 실험하는 여러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직접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제도로는 국민투표나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 등이 있습니다.
   또한 직접민주주의가 현실에서 가능해진 이유에는 정보통신 사회의 등장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 무척 중요한 이야기예요. 원격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있어요. 영어로 텔레데모크라시(Tele-Democracy)인데요. '텔레'비전(television)이라고 하면 멀리 있는 것이 보이는 기계죠. 원격수상기입니다. 그럼 텔레데모크라시는 멀리 떨어져 있는데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는 말이 되겠죠.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기술 덕분에 이게 가능한 겁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국경을 완전히 초월한 SNS(Social Network Service), 즉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했죠. 2010년에 일어난 재스민혁명을 아시나요?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혁명인데요. 이집트, 리비아, 사우디아라 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과 북아프리카 여러 나라로 순식간에 번져 나갔습니다. 이때 SNS가 큰 역할을 했어요. 반면 강압적인 정치를 펼치는 중국은 페이스북을 포함한 여러 사이트의 접속을 아예 금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거 죠.
   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불가피하게 간접민주주의가 생겼어요. 그런데 이런 간접민주주의에는 타율적 인 면이 있습니다. 이대로 고착되면 더는 발전이 없죠. 그래서 민주주의 본래의 원리에 충실한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제는 SNS 등을 통해 개인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집단 지성이 발전할 수 있어 긍정적입니다. 그 집단적 이성에 의해서 간접민주주의를 극복하고 직접민주주의로 나아갈 가능성이 생긴 것이죠. 직접민주주의가 확대되면 될수록 우리가 앞서 배웠던 자율주의 또는 무정부주의 이데올로기와 유사한 측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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