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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정치적 자유주의에서 시작한 자유주의 이론은 정치적으로는 로크의 야경국가론, 경제적으로는 애덤 스미스의 시장이론으로 대표된다. 이런 사상의 핵심적 개념인 '개인'은 17세기의 데카르트의 사상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자유주의 사상은 19~20세기에 걸쳐 공동체주의적 경향과 대립해 왔다. 20세기 후반에는 경제와 정치에 일어난 변화로 인해 보수적 성격의 신자유주의가 등장했다. 자유주의는 시대적 맥락에 따라 진보, 보수로 입맛대로 해석된다.
로크는 평화·선의·상호부조가 있는 낙원적 자연 상태에서 노동에 의한 자기 재산을 보유하는 자연권의 안전 보장을 위하여 사회 계약에 의해서 국가가 발생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것은 국가의 임무는 이 최소한의 안전보장에 있다고 하는 야경국가론이다.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자유방임 시장은 '공정성'이 필수적으로 전제돼야 하는 개념이다. 오늘날 자유방임 시장에 대한 논의에서 '공정성'은 쉽게 간과된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사익 추구를 통해 공익이 실현되는 시장의 기능으로, 경제와 윤리의 조화를 의미한다.
서양은 개인이 발달하고 동양은 공동체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서양도 중세는 공동체적인 경향이 강한 시대였어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서양에서 ‘개인’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일까요? 그 시작으로 데카르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데카르트의 선언을 통해, 합리적 사고의 주체이며 철학적·반성적 능력을 지닌 개인이 설정됩니다. 이로 인해 18세기에 자유주의 사상이 발달했습니다. 공동체주의에 대한 개인의 도전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사상이었죠.
자유주의 사상의 발달과 더불어 그에 대립하는 사상들도 세력을 더해 갑니다. 19세기에는 공산주의가 등장해서 유럽을 휩쓸죠.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첫 구절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그만큼 당시 지식인들에게 공산주의가 영향을 많이 미쳤다는 겁니다. 또한 당시에는 무정부주의의 바람도 거세게 불었습니다.
러시아의 크로포트킨을 비롯해서 바쿠닌까지, 무정부주의자들은 개인을 중시하는 자유주의 사상을 비판했습니다. 영국에서는 개인과 공동체 사이에서 고민하는 공리주의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사상들은 그동안 개인이라는 가치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온 것을 비판하는 사상들입니다.
19세기에 자유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면서 빈부 격차라는 문제가 심각해졌어요. 동시에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한 자각도 커졌죠. 그리고 영국에서는 선거법 투쟁 같은 정치적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도 거세졌어요. 이런 흐름 속에서 20세기가 되었습니다. 러시아혁명이 일어나 소련이 만들어졌죠. 동구권과 서구권이 서로 편을 가르고 싸움을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념 갈등이죠. 직접 전쟁을 하지 않고 이념적으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을 냉전, 콜드 워(cold war)라고 해요.
한동안 냉전은 수렴되는 듯이 보였습니다. 수렴이란 가까워지는 것, 서로 만나는 것을 의미하죠. 자본주의는 시장의 실패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 원리에서 답을 찾아보고, 공산주의에서는 이윤 동기가 잘 확보되지 않으니까 자본주의에서 답을 찾아봤던 것이죠. 그 결과 자본주의 진영에서 공동체성을 중시하는 복지국가가 등장한 것입니다.
1973년 세계적으로 제1차 오일쇼크로 석유 가격이 단기간에 치솟는 석유파동이 일어났습니다. 유가가 치솟으면서 전세계의 물가 전체가 올랐고, 석유 문명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 경제 전체에 타격이 옵니다. 미국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쳤어요.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물가 인상과 경제 불황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에요.
그 전까지는 물가와 실업의 반비례 관계를 보여 주는 필립스 곡선이 상식으로 통했어요. 이는 경기가 좋아지면서 실업률이 떨어지면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불경기가 되어 실업률이 낮아지면 물가상승률도 낮아진다는 법칙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실업률은 계속 늘어나는데 물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가-실업 반비례 곡선이 무너진 것이죠. 이런 현상이 바로 오일쇼크 당시부터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지금의 세계적 경기 침체가 장기적으로 이어져 온 상태라는 거예요.
보통 물가가 오르면 정부는 통화량을 줄입니다. 반대로 실업이 늘면 통화량을 늘리죠. 그런데 물가도 오르고 실업률도 늘면 어떤 정책을 써야 할까요? 정부가 개입할 명분도 없고, 개입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정부가 시장에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영미 중심의 세계 질서 재편과 함께 신자유주의라는 세력이 등장하며 유럽의 복지 정책을 비판하죠.
이것이 80년대의 일이었죠. 신자유주의는 절대왕정, 봉건제도, 신분제도를 혁파하려고 등장했던 18세기 자유주의의 진보성과는 대조적으로 보수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영국의 대처 수상,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같은 사람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영국은 그 이전에 노동당 정부가 진행했던 복지 정책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정부는 이를 반대했죠. 여러 해 동안 진행되던 광산 파업은 대처 총리가 등장하면서 진압당합니다. 복지 정책의 감축이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임을 기억하세요.
그러고는 불과 10년쯤 지나 1995년에 WTO, 즉 세계무역기구가 생겼고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도 등장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는 신 자유주의를 우위에 두며 자유무역을 표방합니다. 하지만 강대국은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보호무역의 입장에 서 있죠. 세계무 역기구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와 인터넷의 발달은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21세기의 중요한 특징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보수적인 신자유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화했습니다. 세계를 지배한 상품화의 논리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마이클 샌델 같은 학자는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상품화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습니다.
2008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벌어졌어요. 주택구매시 저신용자에 대한 무분별한 주택 담보 대출의 부실로 미국의 유명 금융 회사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해서 발생한 사태였죠. 당시 이것을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의 파산으로 여기는 비판적 시각이 많았어요. 월스트리트 시위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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